“저에게는 5년 동안 사귀고 결혼까지 하려고 마음먹었던 상대가 있어요. 그 사람은 결혼에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사랑하니까 그상처를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저랑 만나기로 약속한날,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문자만 달랑 남기고서는 연락을 끊어버렸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분들을 여자분의 상처에 공감하면서 누구 나 상대 남자에게 “”이런 나쁜 놈.”이라고 말할 겁니다. 내가 성인군자도 아닌데 그냥 넘어가자니 마음이 괴롭습니다. 급한 대로 사진을 붙여놓고 때려주는 것으로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가서 ‘너 같은 나쁜 놈 때문에 남자 위신이 다 깎였다.’ 하고 이 남자를 좀 손봐줄까요? 그것도한 방법이겠지만 역시 해결책은 아닙니다.
처벌은 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보복이 되겠지만 나에게 무슨 이익이 돌아오겠어요? 냉정하게 말해서 보복을 해봐야 나에게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일이 없습니다. 분노에 사로잡혀 보복하면 상대에게 해를 끼칠 수는 있지만 나에게 이익은 없어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일은이익이 될 일을 찾는 겁니다. 그 남자와 관계가 깨진 것은 엎질러진물처럼 이미 일어난 일이에요. 이미 지나간 일인데 지금 나 혼자 분노하면 내가 괴롭고, 내 마음만 아프고, 내 눈물로 수건만 적시겠죠.
“처음에는 충격으로 울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헤어지는 것도 깨끗하게 감정을 정리하면서 잘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이 남자 뭐라는 줄 아세요? 저를 무슨 결재 서류 다루듯 취급하면서 새로 만난 사람 때문에 마음이 설렌다 어쩐다 하는 거예요. 애써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생활하지만 제 속은 썩어 들어가고 있어요. 그 남자가 저에게 잔인한 문자를 보내는 악몽을 계속 꿔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사람이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적 고통은 수행의 결과에 따라 느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만들이낸 고통은 본래는 없던.
실체가 없는 허상이지요. 그런데도 마음의 고통을 느낀다면
제2의 화살을 맞개 되는 셈입니다.
헤어짐에도 서로 상대에 대한 예의가 있을 겁니다. 이 사람은 그 부분에서 더욱 상처를 받은 것이죠. 남자가 헤어지자는 통보를 문자 메시지로 보낸 행동은 제1의 화살입니다. 그 화살을 맞고 여자분이 오랫동안 울면서 거듭 되돌아보다가 상대 남자에게 전화를 건 것부터는 제2의 화살, 제3의 화살입니다. 처음에 화살을 맞고서 스스로 자신에게 제2, 제3, 제4의 화살을 쏜 형국이죠. 그 남자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 경전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제1의 화살을 맞을지언정 제2의 화살, 제3의 화살은 맞지 마라.”
사람이기 때문에 육체적 고통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적고통은 수행의 결과에 따라 느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만들어낸 고통은 본래는 없던, 실체가 없는 허상이지요. 그런데도 마음의 고통을 느낀다면 제2의 화살을 맞게 되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제1의 화살을 맞고 대처하는 방법은 제2의 화살로도 부족해서 제3의 화살, 제4의 화살을 스스로 맞는 겁니다. 근심과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며 새로운 고통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는 여자분에게 상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남자가 객관적으로 괜찮은가요?”
“겉보기에는 굉장히 젠틀한 모습이에요.”
“솔직하게 겉보기만 그렇다고 하지 말고 그 사람이 젠틀하다고 말헤야죠. 나를 배신하니까 겉보기에만 젠틀하다고 하나요? 만약 지금도 계속 만나고 있다면 ‘겉보기’라는 말은 안 붙을 것 아니에요? 남들이 보기에 잘생긴 편이죠?”
“네, 외모는 남에게 빠지지 않을 정도예요.”
“말을 잘합니까. 못합니까?”
“재미있게 잘해요.”
“직업은 좋은가요?”
“아뇨.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해요. 사실 그 사람은 성격적으로 조금 고약한 부분이 있어요. 결혼에 실패했던 이유도 그 탓인 것 같아요. 저와 사귈 때도 고약한 성질을 부리곤 했어요. 사실 아이까지 있던 사람인데도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았어요. 만날 때는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제 허영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물이 괜찮고 지적으로 열린 사람이라 대화도 잘 통하는 남자. 금전적으로는 조금 부족하고 거기다가 아이가 딸렸고 성격도 썩 좋은 편은 아닌 상대. 이런 남자는 친구로 사귀기 괜찮은 남자죠. 결혼 상대자로 생각한다면 주변에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타이를 겁니다. 흔히 말하는 좋은 배우자감은 아니죠. 결혼 생활에서는 생활력도 중요하고, 상대방의 성격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만 생각해도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내가 낳은 아이도 속을 썩이고 문제를 일으키는데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잘못 나무라면 계모라 아이를 구박한다는 소리나 듣겠죠.
하지만 친구 관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성격이 나빠도 대화를 나누고 사귀기에 크게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친구 사이라면 밥 먹고 차 마실 경제력만 있어도 충분하죠. 아이가 딸렸다는 것도친구 사이에서는 문제가 없어요. 둘이 우정을 나누는데 아이가 있고없고는 별다른 차이가 없으니까요.
그 남자와 헤어진 건 결과적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잘된 일입니다. 남자가 ‘나는 딸린 애도 있고 성격도 나쁘고 돈도 잘 못 벌어. 그러니 나와 결혼을 한다면 힘들 거야.’라고 말하며 나에게 이별을 설득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더욱 그 사람이 좋아지고,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내 사랑을 이루고 말리라는 오기가 생길 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뜯어 말려도 기어코 결혼하고 말았을 겁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 남자는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내가 미련을 두지 않도록 다른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로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준 거예요. 이렇게 생각하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합니까.
그렇다면 나와 헤어져 준 남자에게 고마워할 일이지 분노에 잠겨밤마다 베갯잇을 적실 일이 아닙니다. 오늘부터 108배 절을 하면서 ‘아무개 씨, 당신이 나를 배신해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니 상처는 내가 만든 것이더군요. 나에게 차갑게 행동했던 것도 지금 아픔을 감수하고 우리의 관계를 정리하려던 의도고요. 고맙습니다.’라고 해보세요. 100일 동안만 해보면 그사이 분노는 사라지고 그 남자가 정말 고맙게 느껴질 거예요. 그렇게 있는 그대로 사건을 받아들이고 지나간 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지나간 인연을 상처로 쌓아두지 말고 귀중한 경험으로, 내 자산으로 만드세요. 내가 그 사람과 사귀었던 5년이라는 시간은 귀중한 내 인생의 추억입니다. 지금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에 빠지면 지난 5년은 허송세월로 낭비한 인생이 됩니다. 또한 새로운 사람을 사귈 때도 이상처가 계속 부작용으로 나타나요. 하지만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완전히 구렁텅이에 빠질 뻔했지. 그런데 그 남자가 먼저 도망간 덕분에 내가 수렁에서 빠져나왔구나!’ 하고 넘기면 앞으로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맺고 연애하고 결혼까지 순탄하게 흘러갈 수 있어요.
지난 5년 동안을 경험으로 삼으면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과
는 훨씬 좋은 관계를 만들 게 분명합니다.
_ Trích: Quyển 방황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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