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이런지런 고민으로 저를 찾아옵니다. 결혼 직령기라고 하는 연령대의 남녀는 현실적인 문제부터 사랑에 대한 확 신까지 더 깊은 고민에 빠짐니다. 여기 소개할 사람의 이야기는 나이는 적지 않지만 소위 나잇값을 제대로 못 해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나 잇 같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제 나이에 어울리는 확실한 인생관이 없다는 뜻에서하는 말입니다.
“지는 결혼이 굉장히 하고 싶은, 나이 꽉 찬 미혼 여성입니다. 사실 작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까지 생각하는데, 문제가 하나 생겼어요. 어머니가 그 친구의 직업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완강하게 반대하세요. 스님,지를 지금까지 잘 키워주시고 너무나 고마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 쓰고 제가 고집대로 결혼해야할까요, 아니면 자식 된도리로 포기하는 게 나을까요? “올해 몇 살이에요?”
“서른세 살입니다.”
“스무 살이 넘으면 부모님이 반대하더라도 결혼하면 돼요. 내일이라도 둘이 조계사 법당에 가서 절하고 그냥 결혼하세요. 무엇 때문에 부모 눈치를 봐요?”
“지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다들 행복한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싶어하잖아요. 상대에게도 그런 점에서 미안 해요.”
“결혼식장에서 변쩍변쩍하게 하는 예식은 실속이없는 거예요. 그 러니까 그냥 해버 리세요”
결혼을 계획하는 예비부부들과 만나다 보면 가끔 이렇게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 한다며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느 쌍이 찾아와도 대답은 같습니다.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고민한다는 핑계를 대는 것은 진짜 사랑이아니기 때문이에요. 가슴속에서 진실로 ‘나는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된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도 크게 문세 될 게 없어요. 자신의 인생관이 뚜렷하고 사랑을 믿고 스스로 행복하게 살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그 어떤 미래가 닥쳐도 헤서 나갈 수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면 부모가 반대하든 주변 사람이 말리든 사랑하는 사람만 믿고 결혼하겠죠.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반대 의견에 마음이 흔들리고 고민하는 겁니다.
화려한 예식을 좋아하나요? 결혼식 장에서 드레스도 입고 현란한 조명 아래 음악 소리에 발 맞춰 행진해야만 축복받는 결혼일까요? 불 교식 예식은 주례도 필요없이 꽃 일곱 송이 만 있으면 끝입니다. 법당에서 꽃 일곱 송이를 쥐고있다가 남자는 아내 될 여자에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여자는 남편이 될 남자에게”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하면서 꽃을 서로 교환합니다. 그 꽃을 부처님 께 올리고 절을하면 부처님이 주례를 선 예식이 끝납니다. 간단 하지요? 이렇게 간단한 혼례라면 절차 나 형식 문제로 고민 할 일도 없습니다.
“나이가 서른 세 살이나되면서 부모가 반대한다고 고민이라는 사 랑. 그러면서’사랑 ‘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마세요. 담을 자격도 없습니다. “
“하지만 스님, 자식으로서 부모님 한테 너무 죄송 해요. “
“죄송 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
“제가 죄송한 마음을 먹지 않아도 되나요? “
“간단하게 말해서. 지금 결혼을 반대하는 분들은 부모가 아니라 사 랑을 방해하는 ‘사만’쯤으로 생각하세요.”
“스님, 어머니가 스님을 굉장히 좋아 하시는데, 제 어머니 한테 말씀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나는 남의 일에 관여 할 이유도 자격도 없어요. 솔직히 나도 결혼을 안한 처지인데 내가 뭐라고 남의 결혼 문제에 관여 하겠어요?”
결혼하면서 부모님이 축복 해줘야한다고 말합니다. 그 말은 부모 한 테 뭔가 기대하는 게 있다는 겁니다. 결혼하면서 그것까지 다 얻고 싶은 마음이 숨어있는 것이죠.하지만 부모가 반대한다면, 안되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스님이 가서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부모님도 설득 해주면 좋겠다 고요? 스님도 그건하기 싫은 데요. 그게 인생이에요. 결국 내 결혼 이니까 부모가 반대해도 그냥 내가 결혼하면됩니다. 그 대신 부모가 축복 해주기를 기 대해서도 안되고, 부모가 경제적 으로 지원 해주기를 기 대해서도 안됩니다. 내가 결혼을 선택 했으니 부 모의 축복이나 경제적 지원은 딱 포기하라는 뜻입니다.
그동안 제가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경우가 두어 번됩니다. 사실 나도 결혼을 안했는데 무슨 남의 결혼 주례 냐 싶어서 주례 부탁이들어와도 정중하게 거절하는데 두 경우는 예외 있습니다. 두 번의 주례 중 하나는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하는 연인이었습니다.들은 서로 너 무 사랑해 꼭 결혼하고 싶어하는데 부모님이 반대 했어요. 그래서 제가 주례를 서 줬습니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하려면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반대를 무릅 쓰고하는 결혼은 부모가 찬성하는 결혼보다 불행 할 확률이 높습니다. 부모가 반대하기 때문에 불행 해지 느냐고 묻는 사람도있을 겁니다. 절대 그런 뜻이 아니에요. 결혼 해 두 사람이 함께 살면 처음에는 마냥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사소한 것부터 큰일까지 갈등이 생깁니다. 부부 사이의 갈등은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났기에 자 연스럽게 발생합니다.
문제이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해놓고 ‘아. 이래서 엄마가 반대 했구나. 엄마 말들을 걸 ..’하면서 후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고는 결 혼을 끝장내는쪽으로 행동합니다. 결혼을 반대하던 엄마를 다시 자 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겁니다. 지금까지 엄마는 결혼을 반대하는 방해 꾼이었는데 이번에는 자기편이되기를 바라는 거죠. 본래 결혼을 반대하던 엄마는 두 사람이 싸우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이렇게 말합니다.
“거봐라. 내 말 안 듣 더니 내가 그럴 줄 알았다.이 니은여 니은 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당장 잠 싸들고 들어와. 다 그만둬.”
부모가 갈등을 해결 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결혼을 끝장 내려는 태도로 자식에게 호응합니다. 그 뒤에 다가올 일에 대해서는 그림이 그려지 지요? 그래서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자칫하면 갈등을 극복 지 못하거나 시련을 만나면 실패 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또한 부모 반대까지 무릅 쓰고 결혼했는데 내가 잘 살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실망 감이 보통 사람보다 몇 배 더됩니다 .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결혼해야 해요. 앞으로 둘이 어떤 갈등을 겪거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정말 사랑해서, 서로 포용 해낼 각오를해야합니다. 지금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어떤 난 관이 와도 이겨내 겠다는 각오가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잘 살아 보겠다는 다짐과이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현명함으로 갈등을 극복 해 가며 행복하게 살면 나중에 부모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옛말에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님도 처음에는 반대 했더라도 행복하게 잘 살면 나중에는지지 해 줍니다. 설사 부모님이지지 해주지 않는다고 한들 무슨 상관이에요. 조 금 냉정하게 말하면, 결혼하면서 집을 떠나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독립하기 때문에 남이에요. 지금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한다고 고민 하는 사람은 심지가 약하고 평소 어머니 한테 의지하는 게 많을 겁니다. 나쁘게 말해서 부모님에게 약간의 떡고물이라도 얻어 먹으려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있어요. 그런 생각을 딱 끊어야합니다.
지금까지 고민을 털어 놓은 자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면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님의 생각을 한번 알아 봅시다. 부모 입장에서 이런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표면적 인 이유입니다 만, 아마도 금전적 인 문제 나 외부 환 경등 결혼 조건이 크게 영향을 끼쳤 겠죠. 곱게 운 딸이 결혼해서 고생하며 사는 모습을 바라는 부모님은 한 분도 없으실 테니까요. 반대로 남자의 경우에도 곱게 키우 진 않았더라도 부모라면 아들이 참하 고 건실한 아내를 만나 내조 잘 받으면서 성공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 일 것입니다.
부모가 뜯어 말리는 결혼을 강행하는 자식, 이런 경우 결혼 과정에서 부모는 경제적으로 지원 해줄 권리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권리’리 고 표현했지만이 권리 란 결혼에 반대하거나 찬성 할 권리, 경제적 으로 지원을 해주기 나 말거나 할 권리로 한정해 말합니다. 부모는 자식의 결혼에 대해서 자기 의사를 낼 자격이 있습니다. 또한 자식이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면 경제적 지원을 끊어 버릴 권리가 있습니다. 자기 돈인데 자기 마음대로하지, 왜 못 하겠어요? 그걸 인정해야 해요. 만 약 부모님이 주실 띄고 물이 갖고 싶다면 부모가 반대하는 상대를 사 랑해도 포기해야 겠죠.이 심리를 단적으로 비유하자면 조건 좋은 남 자와 사랑하는 남자,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와 똑같은 거예요.
다른 예이지만 결혼을 앞두고 두 사람의 궁합이 안 좋다고 고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반대하는 이유 중 궁합이 안 좋다는 것도 손꼽히는 이유 죠. 우리 한번 생각해 봅시다. 사랑한다면 궁합이 좋네, 안 좋네하는 것은 별다른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궁합이 안 좋 으면 어때요? 궁합이 안 좋아 3 년 살고 죽는다는 최악의 소리를 들었 다 칩시 다. 3 년 살다 죽어도 좋은 일 아니에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3 년이나 살아 본 거 잖아요. 궁합 안 좋다는 소리를 듣고 결혼을 포기 했다면 3 년도 못 살아 봤 겠죠. 그 미련 만 가득 남았을 겁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한번 살아 봤으니 이제 혼자 살아도 좋고, 좀덜 좋 아해도 함께 살 수 있겠죠.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과도 살아 봤고 덜 좋 아하는 사람과도 살아 봤으니 경험이 두 개나 생기는 거 잖아요. 손해 일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궁합은 왜보고, 좋네, 안 좋네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뭐가 있나요? ‘나쁘면 어때, 내가 사랑하는데 손해를 좀 감수 해야지. 이런 마음이 있어야죠. 나쁜 건 삶 싫다고 회피 하 며 계속 주판 알을 튕기 듯 계산 하니까 복잡한 거에요.
오늘 어머니 한테 가서 “어머니, 저는이 남자하고 결혼하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세요. 어머니가 부모 자식의 인연을 끊겠다 고하며 걸 사 반대하시면, 부모님 께 당분간 인연을 끊겠다 고하세요. 그러면서 부모님 께 절하고 감사 인사도 드리고 나 오세요. 아무 준비도없이 부 모님께 선전 포고 하듯 “내 마음대로 결혼 할래요!”하며 덜렁 집을 나와 놓고 오갈 데 없어서 사흘 만에 집으로 들어가 “엄마, 미안해,”하면서 비굴하게 행동하는 건 안됩니다. 부모님 께 인사하고 바로 보따 리 들고 나갈 수 있도록 미리 결혼 준비를 해놓고 마지막 결판을내는 게 좋겠죠.
“어머니, 아버지, 뜻을 못 받들어 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제가언제 까지나 세 살 먹은 어린 아이도 아니고 제 인생은 제가 살아야 하 겠기에 이제 독립하겠습니다. 그동안 키워 주시고 먹여 주시고 사랑해 주신 것 너무 감사합니다.”
집을 나오라고 말했지만 부모를 미워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내 결 혼을 반대하는 엄마, 아빠가 미우니까 다시는 집에 돌아 가지 않겠다는 마음은 곤란합니다. 결혼 허락을 안 해주니까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지금까지 키워 주신 부모님에게 배은망덕 한 것이죠. 오히려 그동안 잘 키워 주신 부모님에 대해서는 감사 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부모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해하고 죄송한 마음을 지녀야합니다. 괜히 내 앞길 가로막는 부모라며 미워하는 마음이 내 인생에 작용하면 안됩니다.”지금까지 이렇게 키워줘 서 고맙습니다. “하면서 독립하는 겁니다.
그동안 부모가 결혼을 반대해 고민하는 연인들을 종종 만나 왔습니 다. 그중 기억 나는 커플은 남자 집에서 여자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 고요? 아들 낳고 잘 삽니다. 요즘은 그 댁 부모님이 며느리와 손자가 예뻐서 못 견딜 정도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외국인 남자와 결혼한다고 집에서 완전히 난리가 난 여자 분도있었습니다. 결혼 후에 외국인 사 위가 잘 하니까 결혼을 걸사 반대하던 어머니도 지금은 그저 “내 사위. 내 사위.”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몇몇 사례를 예로 들었 습니다만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도 크게 문제 될게 없어요. 지 자신의 인생관이 뚜렷하고 사랑을 믿고 스스로 행복 하 게 살겠다는 의지 만 있으면 그 어떤 미래가 닥쳐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_ Trích: Quyển 방황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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